나는 강인한가? 나약한가?
생각 그리고 일상 2012/01/27 23:36 |강호의 고수들 틈에서 티 안나게 숨죽이며 살아남는 법을 어느 정도는 터득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심연을 낱낱이 파헤쳐서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 돋보기를 들이밀고 뚫어지게 쳐다 본다면, 이 마저도 나만의 착각일 수는 있으나, 어쨌든 지금까지 나는 살아 남았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말이 진리일진댄, 참 모순되면서도 재미있게 말이다.
모든 것은, 아니 대충 8할은 운이었다. 나는 참으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나같이 요상망측?한 사람이 이제껏 살아남은 것만 봐도 내가 얼마나 운이 따르는 사람인지 짐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쟌다르크 비슷한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천지신령님?께서 나를 어여삐 여겨 도우시는 듯하다. 그렇게밖에는 달리 생각할 방도가 없다. 나란 인간이 살아 남은 건 말이다.
틈만 나면 동굴 속으로 숨어버리는 자아. 나름 초자아의 힘이 막강하여 자신을 내키는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문득 자만하기도 하지만, 결국 제 멋대로 숨어버리는 그 녀석을 멀그스름히 쳐다보는 수밖에 다른 어떤 방도가 있었던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만 있어도 스스로를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은 그 무슨 끝도 없는 당돌함인지...... 종교를 떠나 홀연히 탕아로 우뚝 선 이후, 자유의지란 단어가 뜻하는 본연의 질료일 거라 믿고 싶은 종류의 자유를 느꼈고, 비로소 인간의 걸음을 성큼성큼 걷는듯 자연스러웠고, 일상에서 따스한 안락감을 느꼈다. 내 깜냥에 카톨릭은 가당찮았던 거다. 근본이 회의적인 인간에게 종교가 왠 말이냐? 모태신앙의 폐해로부터 가까스로, 기어이, 스스로 벗어난 것이다.
가끔 생각한다. 내일 당장 죽는다면 뭐가 제일 통탄스러울까? 자식이 있냐 뭐가 있냐...... 남편이 조금 걸리지만 어느 정도 시간 지나면 나보다 나은 또 다른 여인 만나서 더 행복하게 살면 되는 것이고...... 결국 별로...... 없다. 그러니까 해답은 이미 나와 있는 거구나. 안달복달 야단말고 그냥 하루 살자. 하루 살고 또 하루 살고 그렇게 살자. 그렇게만 살자. 하루든 일년이든 십년이든. 그렇게만 그냥 살자. 태생이 회의적인 인간이 그나마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은 그거밖에 더 있겠느냐?
틈만 나면 내면으로 침잠하는 인간은, 세계의 안녕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국 나는 지독한 이기주의자밖에 더 되겠는가? 자신에 대해 파고드는 소모적인 시간이 너무, 많다. 세상을 알려 하고 세상에 대해 노력하는 시간이 더욱 아쉽다. 철 좀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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