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죽음

생각 그리고 일상 2015. 7. 12. 23:02 |

오늘 하루를 또 살았다. 며칠 전에 사망한 그는 오늘을 도무지 알 수 없다. 오늘 나는 쉬고 먹고 집안일을 하고 술을 마셨다.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런 날들을 좋아한다.  이런 날들만이 평생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바라지 않는가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  그렇게나 나는 욕심이 많은 것이다.

 

젊은 남자가 죽었다. 고통 속에.  그는 마지막이 다가오던 그 아침에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가까스로 얻어낸 진리가 무색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정확히는 진리라고 믿고 싶을 뿐 따지고 보면 근거없는 신념일 것이다. 나무늘보처럼 더디게 이 나이에야 겨우 이만큼이나마 다져낸 가치들이지만 여전히 나의 모든 회의감을 이기지는 못한다. 하지만 나는 다행히도 안다.  흔들려도 흔들릴 뿐이라는 거. 그게 다라는 거. 


많은 나와 만날 것이다.  








'생각 그리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0) 2015.11.15
사람이 왜 행복해야 하니  (0) 2015.09.15
지금  (0) 2015.08.16
여행이 숙제냐.  (0) 2015.08.07
꺼내 먹어요, 라는  (0) 2015.07.19
희망의 일요일  (0) 2014.03.23
새옹지마  (0) 2014.03.03
순수하지만 노련한 사람되기가 가능할까  (0) 2013.06.18
생각버리기 연습  (0) 2013.05.20
완벽한 주말  (0) 2013.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