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밀가루 없이 만드는 빵과 과자

시나몬 롤을 꽤 오랜만에 구웠다.

시나몬 롤은 정해진 레서피로 하지 않고
빵반죽의 레서피를 우선 그때그때 내키는대로 정한 다음, 
내 맘대로 필링을 만들어서 굽곤 한다.

이번에는 빵반죽은 하멜만의 'BREAD'에 있는 배합을 수정해서,
필링은 킹 아서 밀가루회사의 'WHOLE GRAIN BAKING'에 있는 배합을 수정해서,
내 나름대로의 시나몬 롤로 만들어 보았다.

그런데 이번에 수정해서 만든 도우의 배합이 정말 마음에 든다.

드러나는 밀기울로 보아,
이 도우의 재료를 알지 못하는 사람도
충분히 통밀로 만든 빵이란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밀기울이 듬뿍 든 통밀빵임에도
빵의 결이 대단히 보드랍고 얌전하게^.^ 곱고 포근하다.

단과자빵의 기본 배합을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빵의 배합으로 정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탕 4%, 버터 5%의 배합이라 당과 유지의 비율이 그리 높지는 않은데도 불구하고
크럼이 정말 훌륭하다.

빵을 구우면서 오븐을 문득문득 들여다 봐야 하는데
또 그만 딴 일을 하다가 좀 태워버리고 말았다.
5분 정도 일찍 종이 호일로 열을 차단시켜 주었으면
색깔도 맛도 훌륭한 시나몬 롤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게다가 자른 단면에 쭈글쭈글한 홈 같은 것이 좀 나 있는 것도 아쉽다. -.-+
무엇때문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보기가 좋지는 않다.
필링에 넣은 밀기울의 입자가 지나치게 거칠어서
반죽을 칼로 썰 때 삐져나온 밀기울이 반죽에 상처를 낸 것 아닐까,
그저 짐작해볼 뿐이다.

아주 거친 밀기울과 카카오닙(그뤼에 드 카카오)을 조금 넣어서
영양과 맛을 좀 더 높여 보았는데 이 또한 썩 괜찮다.

카카오 닙은 카카오를 부순 조각인데
단맛은 거의 없지만 쌉쌀하게 크런치하게 씹히는 것이 시나몬 롤에 잘 어울린다.

필링은 많이 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안 달지도 않은 정도로 하려고 궁리한 끝에
비정제 흑설탕 70g 을 넣어 보았다. 
전에 50g 넣었을 때에는 거의 달지 않았었는데
먹어 보니 이번 정도의 설탕량이면 제법 단맛을 주는 것 같다.

이제 시나몬 롤은 이 레서피로 고정해서 만들까 보다. ^__^

잘려진 단면에 남은 패인 듯한 자국이 숙제로 남았지만,
마냥 달지만 않은 달콤하면서 밀기울과 카카오 닙의 씹히는 맛이 좋은 필링과,
통밀과 호밀로도 충분히 보드랍고 촉촉하고 포근한 크럼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시나몬 롤이다.






Jeffrey Hamelman의 'BREAD'에 있는 Soft Butter Rolls 레서피와
KAF의 'WHOLE GRAIN BAKING'에 있는 Cinnamon Buns 레서피를 수정해서 만들었다.


재료(g) : 반죽 - 유기농 통밀가루 360, 우리밀 통밀가루 180, 유기농 호밀가루 60, 탈지분유 30,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8,
                       비정제 흑설탕 24, 소금 9, 방사 유정란 1개(60), 물 350, 버터 30
             필링 - 비정제 흑설탕 70, 시나몬 8(10g 정도도 좋겠다.), 소금1, 밀기울 20, 계란 흰자 1개


1. 도우 재료 중 버터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믹서기 볼에 넣고 최저단으로 3분 정도 믹싱하여 수분을 잘 흡수하도록 하고 
   1단으로 올려서 5, 6분 정도 믹싱한 후 조각 낸 찬 버터를 조금씩 넣으면서 2분 정도 더 믹싱하여 글루텐을 잘 생성시킨다.
2. 볼에 반죽을 넣고 2배 가까이 볼륨이 증가할 때까지 1차 발효한다.
3. 발효가 끝난 반죽을 2등분 하여(도마가 작아서 2등분 했는데 반죽을 하나로 크게 밀어도 될만큼 도마가 크다면
   굳이 등분하지 않아도 되겠다.) 살짝 동글린 후 밀대로 밀어 직사각형으로 만든다.
4. 필링 재료를 모두 휘스크로 잘 섞은 다음 반죽에 잘 펴 바르되 끝부분은 2cm 정도 남겨두어 여밀 수 있게 한다.
5. 반죽을 돌돌 잘 말고 끝을 잘 꼬집어 여며준 후 적당한 두께로 칼로 썬다. 
6. 팬닝하고 볼륨이 90%정도 증가할 때까지 2차 발효한다.
7. 200도 오븐에 23분 정도 굽는다.(스팀 두 번 주었다.)


1100g 정도 반죽이며 17개로 분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