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lyse(aytolysis) 란 Raymond Calvel교수가 명명한 것으로, 재료 중 물과 밀가루만을 섞은 다음 방치하는 과정을 통해 밀가루가 충분히 수분을 흡수하게 하고 글루텐이 결합하게 하는 제법을 일컫는다.  autolyse단계에는 일반적으로 pre-ferment 를 뺀 본반죽용 밀가루와 물만이 사용되지만 액체 르방이나 풀리쉬는 예외로 한다. (액체 르방과 풀리쉬는 상대적으로 자체내 수분 비율이 전체 배합에서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것을 제외하면 가루가 머금을 수분량이 충분하지 못하게 된다.)  autolyse 단계에서 일반적인 pre-ferment나 이스트를 넣지 않는 이유는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proteolytic enzyme)가 중성의 환경에서 활성이 최대화되기 때문이다. (이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의 활동으로 인해 헝클어진 글루텐 조직이 보다 강하고 정돈된 형태로 재정렬된다.)  이스트 또한 반죽을 산성화하기 때문에 autolyse 단계에서는 넣지 않으며, 소금은 반죽을 강하게 하여 밀가루가 수분을 완전히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게 하므로 역시 autolyse 단계에서는 넣지 않는다.  autolyse를 사용하면 볼륨과 풍미가 향상되고 좀 더 열린 크럼을 얻을 수 있다.  단, 이 방법을 사용할 때에는 믹싱이 오버되기 쉬우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autolyse를 통해 믹싱시간의 단축과 발효시간의 단축을 얻을 수 있다.         

---- 'BREAD' 및 'Understanding Baking' 참조

http://www.pizzamaking.com/forum/index.php/topic,1636.msg14789.html#msg14789
여기를 참고해도 위의 설명과 같다.  중성에서 프로테아제가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분명 그리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프로테아제의 활성은 특히 사워도우에서 높다.  사워도우는 이름에서 나타나듯 산성이며 낮은 pH 를 가지는데, 프로테아제는 낮은 pH 의 환경에서 특히 활동적이다.  프로테아제의 활성은 풀리쉬나 스폰지에서도 높다.  효소의 활성은 어떤 종류의 프리퍼먼트에서건 일어날 수 있는데, 풀리쉬처럼 수분의 함량이 높은 경우에는 많은 양의 효소가 활동할 수 있다.  소금을 프리퍼먼트에 첨가하면 효소의 활성이 저하되므로 대부분의 프리퍼먼트에는 소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프로테아제는 글루텐을 약화시키지만 반면에 더욱 신장성(extensibility)이 커지게도 한다.  이것은 즉 풀리쉬 혹은 autolyse 과정을 거친 반죽은 더욱 잘 늘어나며 더 끈끈하고 더 잘 찢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빵의 볼륨이 증가하고 크럼이 더욱 열리게 된다.  프로테아제로 인해 분해된 단백질은 빵의 풍미를 증대시키는 아미노산이 많이 방출되게 하기도 한다.

---- 'How Baking Works' 참조



대체 뭐가 맞는 말일까?
이 책, 저 책 참고할수록 머리는 복잡해지고 이론은 허물어진다.

프로테아제, 즉 단백질 분해효소(proteolytic enzymes)는 최적의 활성을 보이는 환경에 따라
산성 프로테아제, 중성 프로테아제, 염기성 프로테아제의 세 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이 책들에서 언급한 '프로테아제'는 알고 보면 다른 종류의 '프로테아제'란 말인가?
넘어가자.

요즘에는 칼발교수가 정립한 개념에서 많이 변형된 다양한 autolyse법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밀가루와 물을 섞어서 방치하는 시기도 믹싱 초기, 믹싱 중간, 믹싱 후반 등으로 다양해졌고
방치하는 시간도 2, 30분에서 오버나이트까지로 다양해졌단다.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의 경우에는 autolyse 단계에서 밀가루, 물과 함께 넣기도 하고.)




줄기차게 autolyse법 통밀빵을 구웠다.
매번 조금씩 이런저런 조건을 바꿔가며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오토리제법으로 해도 발효에 소요되는 시간이 전혀 단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대체 무엇을 난 잘못한 걸까?





별로 크지 않은 오븐 스프링.
별로 활짝 열리지 않은 크럼.





유기농 통밀을 25% 배합했음을 감안하더라도
이정도의 크럼은 그리 대단한 정도로 잘 열린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열린 크럼을 얻는 일이 어쩌면 이렇게도 힘이 드는지.
나의 욕심이 너무 과한가?
어쩌면 처음부터 도달할 수 없는 곳을 향해 전진하고 있었던 걸까?




늘 그렇듯 치아바타를 닮은, 그러나 치아바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팽 러스티크가 구워져 나왔다.
나의 팽 러스티크는 한번도 팽 러스티크다운 적이 없었다.




답답하게 열린 크럼은 그동안의 노력을 무색하게 하지만
노력한다고 언제나 좋은 결과가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안다.

안 되는 일은 안 되더라.  인생이 무릇 그럴진댄 빵이라고 아니 그럴소냐.
그래서 어쩌면 나는 머지않은 미래에 곧 무심한 듯, 다 잊은 듯,
다시 autolyse 법을 이용한 팽 러스티크를 구울지도 모르겠다.

씹으면 씹을수록 더 깊고 진한 통밀의 향과 풍미를 입안 가득히 퍼지게 하는 빵,
구우면 구울수록 더 깊은 의문과 혼란의 물음표를 가슴속 깊이 남게 하는 빵,
미궁속으로 빠져든 빵, 팽 러스티크.






Jeffrey Hamelman의 'BREAD'에 있는 Pain Rustique 레서피를 약간 수정해서 만들었다.

재료 : 풀리쉬(g) - 우리밀 통밀가루 206,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0.4, 물 250
         본반죽(g) - 우리밀 통밀가루 103, 유기농 통밀가루 103,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1.6, 소금 8, 물 100 
                    

1. poolish재료를 모두 섞어 볼에 담고 12~16시간 둔다. (실온에서 16시간 두었다.)
2. 믹서기 볼에 poolish를 넣고 dough재료 중 이스트와 소금을 뺀 모든 재료를 넣고 대충 섞어 가루에 수분을 흡수시킨 후
   마르지 않게 덮은 후 실온에서 1시간 방치한다. (원래는 20~30분)
3. 방치가 끝난 반죽 위에 이스트와 소금을 흩뿌리고 믹서기를 1단으로 올려 계속 믹싱하여 글루텐막을 완전히 형성시킨다.
   (약 7분 정도 믹싱했고 믹싱을 끝낸 반죽은 muscle이 느껴진다.)
   (원래는 글루텐막이 fairly well-developed 할 정도만 믹싱해야 하고 믹싱이 끝난 반죽은 유연하다.)
4. 볼에 반죽을 담고 6시간 정도 1차 발효한다.(중간에 접기를 두 번 한다.)
   -->책에는 발효시간이 상당히 단축된다고 나와 있고 70분 정도를 기준으로 했는데 내 반죽은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지!

5. 반죽을 볼에서 꺼내어 삼절접기를 한번 한 후 30분 정도 벤치레스트한다. (책에는 없는 과정인데 시험삼아 해봤다.)
6. 직사각형 모양으로 분할하고 통밀가루를 듬뿍 뿌린 캔버스천에
반죽의 표면이 아래로 가게 올려 놓는다.
7. 비닐 등으로 살짝 덮은 후 2시간 정도 2차 발효한다. 
   -->역시 책에는 25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나와 있다. -.-aa
8. 발효가 끝난 반죽을 뒤집어서 팬닝한 후 오븐에 스팀을 준 후 반죽을 넣고 다시 재빨리 스팀을 주고 34~38분 정도 굽는다.


765g 정도의 반죽이며 두 덩이로 분할했다.


 

 내 배합 : 우리밀 통밀가루 75%, 유기농 통밀가루 25%, 물 85%,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0.5%, 소금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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