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하고 구수한 무지방 무설탕 Corn-Rye Bread
빵 그리고 과자 2008. 8. 31. 22:06 |
최근 국내산 옥수수가루를 구입했는데 어떤 빵을 만들어 볼까 생각하다가
"LOCAL BREADS" 에 있는 Corn-Rye Rounds를 만들어 보았는데
불규칙적으로 갈라진 크러스트가 한편 투박하게 보이면서도
어찌 보면 그래서 더 멋스러운 빵이 구워져 나왔다.
옥수수가루는 콘밀처럼 입자가 굵은 것이 아니라 밀가루처럼 입자가 고운 것인데
빵에 옥수수가루를 넣어서 만든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옥수수가루 뿐 아니라 각종 잡곡 가루들도 앞으로는 자주 빵을 만들 때 넣어 보려고 한다.
이 빵은 옥수수가루 50% 우리밀 통밀가루 40% 유기농 호밀가루 10%의 배합으로 만들어서
글루텐의 함유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당연히 오븐 스프링이 좋을 수도 크럼이 열릴 수도 없다.
빵이 너무 묵직해질것 같아서 글루텐을 조금 넣을까 생각도 해 봤지만
글루텐의 사용을 최대한 기피하는 편이고
책에도 볼륨이 크지 않은 빵이라고 나와 있길래
묵직한 맛으로 먹는 빵이리라 믿고 글루텐을 넣지 않았다.
배합이 상당히 간단했다. 게다가 유지도 설탕도 전혀 들어 있지 않았다.
그대로라면 너무 심심한 맛이 아닐까 싶어 말린 데이트(date)를 약간 썰어 넣었다.
데이트는 서양대추인데 대추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데이트는 맛있다.
우리나라의 대추와는 약간 다른 맛인데 말로 표현하기는 좀 힘이 든다.
달콤하면서 감칠맛이 있고 고소한, 약간 팥앙금의 맛이 나는 것도 같은 그런 맛???
가끔 콘밀을 이용해서 퀵 브레드류를 만들거나 잉글리쉬 머핀등에 가니쉬로 붙이기도 했는데
콘밀이란 게 옥수수 100%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게다가 미국산이라 GMO 옥수수인지의 여부에도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앞으로는 콘밀은 더이상 구입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콘밀과 옥수수가루는 입자의 크기가 매우 다른만큼 용도도 달라서
콘밀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레서피를 전부 옥수수가루로 대체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콘밀을 대신할만큼 입자가 거친 옥수수가루도 판매되면 좋을텐데......
홈 베이커들이 많이 늘기는 했다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베이킹 도구나 재료에는 많은 제약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몇 년 후면 분명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이 되어 있으리라고 믿는다.
옥수수가루의 함량이 높아서 빵의 크럼도 노르스름한 색깔이다.
배합이 단순하고 지방과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서
별 맛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먹어 보니 생각보다 너무 맛이 있어서 놀랐다.
멋스럽게 갈라진 두꺼운 크러스트는 마치 누룽지같이 구수하고
옥수수의 고소함과 은은한 달짝지근함이 호밀과 통밀의 구수함과 잘 어우러지고
살짝살짝 씹히는 데이트의 달콤함까지 더해진 크럼은 더할나위 없이 풍미가 좋다.
배합만 보고는 상상할 수 없는 맛,
묵직한 크럼이기에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맛,
홈 베이커가 아니라면 맛볼 수 없는, 그 어디에서도 사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은 그런 맛의 빵.
투박하고 무뚝뚝한 모습이 더 매력적인 데이트를 넣은 Corn-Rye 브레드이다.
Daniel Leader의 "LOCAL BREADS"의 Corn-Rye Rounds 레서피를 아주 조금 수정해서 사용했다.
재료 : 옥수수가루 200g, 우리밀 통밀가루 250g, 유기농 호밀가루 50g,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8g, 소금 8g, 물 365ml, 잘게 썬 데이트 70g
1. 데이트를 뺀 나머지 모든 재료를 믹서기 볼에 넣고 10분 정도 믹싱한 후 데이트를 넣고 2분 정도 더 믹싱한다.
(이 때 반죽은 매끄럽지만 완벽히 매끈하지는 않다. 이 반죽은 탄력이 뛰어나지 않다.)
2. 반죽을 실온에서 두 배의 볼륨이 될 때까지 1차 발효한다(약 1시간 30분 정도).
3. 반죽을 분할하여 성형하고 90%정도 볼륨이 부풀때까지 2차 발효한다(약 1시간 정도).
4. 230도로 예열한 오븐에 반죽을 넣고 35분 정도 굽는다.
470g 정도 되는 로프 두 덩이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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