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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6 무지방 무설탕 잡곡 버라이어티 브레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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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쌀밥을 싫어하고 잡곡밥을 좋아하는 나는 잡곡빵, 즉 멀티 그레인 브레드 역시 좋아한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는 멀티 그레인 믹스에는 원산지를 알 수 없는 밀가루,
혹은 옥수수가루, 혹은 대두 등 피하고 싶은 곡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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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인지 여부가 불투명한 옥수수나 대두, 그리고 통밀이 아닌 백밀가루가 포함된
멀티 그레인 믹스.  그리고 그것을 넣고 만든 멀티 그레인 브레드.
내게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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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에서 자란 잡곡류를 빵을 만들 때 자주 넣기로 마음 먹은 후,
가루가 아닌 곡물 알갱이 그 자체를 빵에 넣어서 만들곤 했다.
가루보다는 곡물 알갱이 그대로가 조금 더 자연에 가까운 재료이고, 그것으로 만든 빵도 자연히
곡물가루를 넣어 만든 빵보다 조금 더 자연에 가까운 음식이라는 생각에서.
그러나 결국  얼마 전에 여러가지 잡곡의 가루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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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력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곡물 알갱이를 그대로 넣은 빵에서는 곡물 특유의 맛이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물론 맛을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곡물 알갱이를 아주 듬뿍 넣으면 되겠지만
그렇게 되면 크럼의 질감에 아무래도 영향이 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잡곡류의 가루를 넣는 쪽으로 선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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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엔 이렇게 생각했다.
잡곡 가루라는 것은 탈피가 된 곡식 알갱이를 가루로 낸 것일 텐데,
그렇다면 결국 껍질을 섭취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고,
그건 잡곡을 넣는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런 나의 생각은 조금 "오바"스러웠다.
잡곡밥을 먹을 때에도 어차피 탈피된 잡곡으로 밥을 지어 먹는 것이니까.
비록 껍질에 있는 섬유질을 섭취할 수는 없다고 해도
쓿어 깨끗해진 알갱이에도 각 곡물들 특유의 맛과 향과 영양은
여전히 거기에 남아 있으니까.

하지만 쓿어 가루를 내지 않은 곡물 알갱이 그대로를 듬뿍 넣은 자연과 닮은 빵을
자유자재로, 게다가 맛있게 만들어 내는 일은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은 나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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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스트가 대단히 구수하고 향긋하다.
정말 말 그대로 "향긋"하다.  게다가 무척 두껍기까지 하다.
빵의 크러스트를 어쩌면 크럼보다 더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가 없다.
나중에는 이 레서피로 반죽을 얇게 밀어서 만들어 마치 피타 브레드 처럼
크럼이 거의 없고 크러스트만 많게 구워 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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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럼은 쫄깃하고 탄력이 있다.
배합에 유지가 없는 것이 아주 훌륭한 탄력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메밀 때문인지 찰수수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크럼의 풍미가 매우 진하다.
잡곡빵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오븐 스프링도 훌륭했고
덕분에 크럼이 참 폭신하다.
식빵처럼 팬에 넣고 구워도 아주 좋을 것 같다.
책에는 식빵팬에 넣고 구울 때에는 윗면에 물을 발라주라고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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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에는 잣을 처음 넣어 보았는데 꽤 괜찮은 듯하다.
호두나 피칸도 좋지만 잣을 넣어도 이렇게 훌륭한 맛을 내는데 왜 진작 넣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배합에 설탕은 들어 있지 않지만 건포도가 들어 있다.
그러나 건포도를 무척 싫어하기 때문에 대신 데이트를 넣었다.
데이트를 잘게 썰어서 뜨거운 물에 불린 후 그 물까지 모두 넣어서 만들었는데
소량을 넣어서 감미는 거의 느낄 수 없지만 빵의 풍미를 깊게 하는데 일조를 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한 입 베어 물고 오물거리면 입 안 가득 퍼지는 구수한 향기와 깊은 풍미.
홈 베이커가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을 행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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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곡밥보다 더 맛있고 영양도 더 풍부할 것 같은 멋진 빵,  
무지방 무설탕 잡곡 버라이어티 브레드이다.






"The Laurel's Kitchen Bread Book"의 Variety Bread 레서피를 수정해서 만들었다.


재료 : 우리밀 통밀 250g, 유기농 통밀 200g, 롤드 오트(오트밀) 40g, 메밀가루 20g, 찰수수가루 30g,
         탈지분유 20g,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7g, 소금 9g, 물 135ml,
         잣 17g, 잘게 썬 데이트(서양대추) 40g + 뜨거운 물 280ml

1. 잘게 썬 데이트를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불린다.
2. 믹서기 볼에 가루류를 모두 넣고 1을 불린 물까지 전부 넣고 질기를 보아 가며 나머지 물도 넣는다.
3. 10분 정도 믹싱하고 글루텐막이 어느 정도 잡히면 잣을 넣고 1, 2분 정도 더 믹싱한다.
4. 반죽을 볼에 넣고 비닐로 덮은 후 실온에서 1시간 40분 정도 발효 하고 접기를 한 번 해준 다음
   다시 40분 정도 발효해서 원래 볼륨의 2배 정도가 되게 한다(1차 발효).
5. 분할하여 동글리기 한 후 20분 정도 휴지한다.
6. 마음대로 성형하고 40분 정도 다시 2차 발효해서 원래 볼륨의 90%정도가 증가하게 한다.
7. 오븐을 240로 예열하고 반죽을 넣은 후 스팀을 주고 곧바로 215도로 내려서 35~40분 정도 굽는다.

475g 정도 되는 로프 두 덩이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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