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주방에서, 집안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블로그에 전에 만든 빵 사진을 올리고 이런저런 사이트들을 들락거린 것 외에는......

남편은 알아서 밥도 하고 커리도 만들고 샐러드도 만들어 대령한다.
나라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요리를 하겠건만
남편은 없는 재료가 있으면 굳이 나가서 사 와서 요리를 한다.

이번에 만든 남편의 야심작은 감자 샐러드.
일본 방송에서 무슨 프로그램을 보더니 그것을 꼭 해 보겠단다.
집에 없던 피클과 마요네즈도 사고 감자와 양파, 플레인 요구르트도 사 와서
심혈을 기울여 조리에 돌입한다.

감자를 삶아서 등분하고 달걀을 삶아서 흰자는 자르고 노른자는 으깨고 양파와 피클을 다지고 드레싱을 만들고......
나보고 해서 먹으라면 난 그냥 굶는 편을 택할 딱 그런 스타일의 조리법이다.
뭐든 대충하는 나와 달리 남편은 안 하면 안 하지만, 하면 꼼꼼히 제대로 하려고 한다.
가끔 참 신기하다. ^^

여차저차해서 완성된 감자 샐러드.
사실 난 결혼 후, 아니 평생 한 번도 만들어 본 적 없는 음식이다.  하하!

결론은, 아주 맛있었다!
피클 때문인지 감칠맛이 나고 요구르트와 마요네즈를 섞은 드레싱도 좋았다.
(몸에 나쁘다며 내가 먹지 못하게 했던 마요네즈.
남편은 개의치 않고 사다 나른다. -,,-)

뭐 어쩌겠나.
먹어야지.
맛.있.게.

생각하면, 고맙다.
남편은 단 한 번도 내게
밥을 좀 하라거나, 먹을 반찬이 없다거나, 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주면 먹고 안 주면 알아서 차려와 내게 "밥 먹자, 여보!" 한다.

맞벌이를 한다는 핑계로 집안일에 많이 소홀하지만 불평하지 않는 남편.
왜 집안일은 응당 여자가 해야 하냐며 빳빳하게 당당하지만,
마음 한 편에는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항상 있다.

정말 난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개와 늑대의 시간에 찍은 하늘 사진.
저 하늘 속으로 날아가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아......
또 월요일이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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