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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6 옥수수 모닝롤 2


하나씩 동글리는 게 귀찮다는 이유로 거의 만들지 않는 작은 롤.
그걸 만들었다.

만들고 보면 귀찮을 것이 전혀 없고 오히려 더 쉽고 간편하기만 한 것을 뭐가 그리 귀찮다는 것인지,
나의 귀차니즘에는 참 그렇겠구나 수긍할 만한 이유가 별로 없다.



발효가 잘 되었고 오븐 스프링도 괜찮은 수준이라
크럼의 상태 역시 좋다.



쪄서 냉동해 둔 옥수수를 반죽의 마지막 단계에서 넣고 아주 잠깐 믹싱을 했다.
책 그대로라면 옥수수를 뜨거운 물과 함께 믹서기에 갈고 다시 식힌 후 그것을 반죽할 때 같이 넣고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일단 믹서기를 꺼내는 일이 귀차니스트인 내게는 너무 힘든 일이었고
옥수수 알갱이를 다 으깨어지게 만든다는 레서피가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처음의 이유가 나중의 이유보다 크게 작용했음을 굳이 숨기지 않겠다. >,<


구어진 빵을 보니 옥수수 알갱이를 그대로 넣은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나은 선택 아니었나 싶다.
오동통한 빵에 문득문득 붙어 있는 연노랑의 옥수수 알갱이란
정말 귀엽고 예쁘고 또 먹음직스럽지 않은가!



원 레서피에서는 고운 옥수수가루가 아니라 콘밀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콘밀을 사용하지 않으니 콘밀은 국내산 옥수수가루로 대체되었고
원래 사용하지 않는 콘시럽 역시 메이플시럽과 비정제 흑설탕으로 그 양을 많이 줄어서 대체되었다.

원 레서피가 의도하는 바는,
신선한 콘밀은 구하기가 어렵고 또 구했다 하더라고 그것을 신선한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우므로,
신선한 콘밀 대신 냉동된 옥수수 알갱이를 물과 함께 갈아서 사용을 하고
콘밀을 소량 더 첨가하여 크런치한 질감을 부여한다는 것인데,
내가 수정한 레서피에서는 콘밀 자체가 완전히 빠지고 대신에 다량의 옥수수가루가 들어가고
또한 그대로의 옥수수 알갱이가 첨가되므로, 원 레서피로 만든 빵과 내가 만든 빵의 질감은
모르긴 몰라도 꽤 다를 것이라고 짐작한다.


원래 레서피 그대로 만든 콘 롤의 맛과 질감이 어떤가에 대한 답은 전혀 알 수 없으니만큼 저 멀리 뒤로 하고
구워져 나온 이 빵의 맛으로 돌아가 보면, 어쨌든 상당히 맛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버터의 풍미가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 담백하고 포근하다.
가끔 씹히는 옥수수 알갱이도 재미있다.
아침에 한 두개 먹으면 굳이 잼과 버터 없이 그대로 먹어도 아주 훌륭한 요기가 되겠다.


옥수수가루를 많이 넣어서 식감을 좀 염려했는데 염려는 기우였다고 해도 될만큼
모닝롤로 전혀 손색이 없는 식감이다.  고소하고 담백하고 맛있다.





King Arthur Flour의 'WHOLE GRAIN BAKING'에 있는 Corn Rolls 레서피를 수정해서 만들었다.

재료 : 유기농 통밀가루 255g, 우리밀 통밀가루 255g, 옥수수가루 110g, 감자전분 60g, 탈지분유 45g,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10g, 소금 10g, 비정제 흑설탕 20g, 메이플 시럽 20ml, 바닐라 엑스트랙 10ml, 
         물 470~485ml, 조각낸 찬 버터 27g, 찐옥수수 알갱이 70g 

1. 믹서기 볼에 버터, 옥수수 알갱이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글루텐막이 어느 정도 잡힐 때까지 10분 정도 믹싱한다.
2. 잘게 조각낸 찬 버터를 넣고 1, 2분 더 믹싱한 다음 옥수수 알갱이를 넣고 잠깐 믹싱하여 잘 혼합한다.
3. 반죽을 볼에 넣고 비닐로 덮은 후 실온에서 1시간 40분 정도 1차 발효 한다.
4. 분할하여 동글리기 한 후 종이호일을 깐 팬에 팬닝한 다음 1시간 정도 2차 발효 한다
   (벤치 레스트 및 재동글리기는 하지 않는다).
5. 오븐을 190도로 예열하고 25분 정도 굽는다.

50g 정도 되는 반죽 28개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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