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베이글을 만들었다.
질깃하게 씹히는 맛이 근사한 올드 패션(Old Fashion) 베이글로.

너무 오래간만에 만드는 것이라 전에 어떻게 했는지 처음엔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요령을 평생 몸에 저장하듯 베이글을 만든 기억도 그러한 것인지
잠시 허둥대다 보니 어느새 몸이 베이글을 기억하고 만들고 있었다.

탄력있고 촘촘한 베이글의 크럼.
통밀로도 역시 그러하다.


마늘을 갈아서 넣어 주었더니 표면에 조금씩 드러나는데
그 모습이 더 먹음직스럽다.

사실, 베이글은 정말 만들기 간단한 빵 중의 하나이다.
들어가는 재료도 단순하고 걸리는 시간도 짧으니까.


빵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또 가장 긴 시간을 필요로하는 발효의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베이글에서는 참 너무나도 짧다.
치아바타 같은 것을 만들라치면 프리 퍼먼트의 발효에 12~16시간,
1차, 2차 발효에 5~6시간, 발효에만 거의 17~22시간이 보통으로 걸리는데 반해
베이글이라면 1시간 30분 남짓으로도 충분하고 충분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좀처럼 베이글을 만들지 않는다.
이유는 다름아닌 데치기 귀찮아서......
귀찮은 것을 지극히 싫어하는 나의 성향은 나를 좀처럼 베이글을 만들지 않게 하고야 마는 것이다. =.=aa

베이글을 물에 데친 후 오븐에 넣을 때, 그리고 오븐에 넣고도 두 세번, 물 스프레이를 듬뿍 해 주었다.
이렇게 하면 윤기가 더 반지르르해지는 느낌이라 베이글을 구울 때엔 스팀을 여러 번 주는 편이다.

그런데 베이글을 데치고 물기가 좀 흥건한 상태로 팬닝을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오븐 스프링 때문인지,
빵의 밑부분이 많이 터졌다. 
정말 정확한 원인은 무었일까???


하나만 먹어도 든든한 마늘을 넣은 호밀 베이글.
먹으면 건강해질 것 같은 빵이다.
냉동해 두었다가 하나씩 쪄서 먹어야지!
베이글은 만두를 찌듯 쪄서 먹으면 더욱 쫄깃하고 맛있어진다. ^^





에자키 오사무의 "프로를 위한 제빵 테크닉"의 올드 패션 베이글 레서피를 수정해서 만들었다.


재료 : 유기농 통밀가루 300g, 우리밀 통밀가루 150g, 유기농 호밀가루 50g,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4g,
         비정제 흑설탕 15g, 소금 8g, 물 370ml, 다진 마늘 볶은 것 60g
데칠물 : 베이킹 소다 1/2t, 몰트 엑기스 1t

1. 모든 재료를 믹서기 볼에 넣고 믹싱한다(약 12분 정도).
2. 마르지 않게 볼을 비닐로 덮고 20분간 휴지한다.
3. 볼에서 반죽을 꺼내어 100g 정도로 분할하고 동글린 후 바로 성형한다
   (2와 3의 순서를 바꾸어서 반죽을 휴지하지 않고 바로 분할하여 동글린 다음 20분간 휴지를 하고 성형해도 된다).
4. 성형은 밀대로 타원형으로 밀고 접어 막대기 모양으로 하거나 밀대 사용없이 손으로 밀어 늘여가면서 막대기 모양으로 하여
   한쪽 끝을 납작하게 누른 다음 오무려서 붙여 원형으로 만든다(두께감 있는 막대기형으로 만드는 것이 좋다).
5. 60분 정도 발효한다(책에는 30분으로 나와 있으나 30분 발효를 하니 발효가 거의 되지 않아서 더 진행했다).
6. 물에 몰트 엑기스 1t, 베이킹 소다 1/2t를 넣고 끓인 후 불을 줄여 물의 온도가 90도 정도가 되도록 한 후
   종이 호일 채로 반죽을 하나씩 물에 넣고(종이 호일이 위로 올라오게 넣으면 종이를 떼기 편하다)
   뒷 면, 앞 면의 순서로 각 30초씩 데친다(뒷 면을 데친 후 종이 호일을 떼어 내고 뒤집어서 앞 면을 데치면 된다).
   만약 종이 호일이 잘 떨어지지 않으면 데칠 물을 끼얹어서 물에 젖게 하면 잘 떨어진다.
7. 데친 반죽에 물 스프레이를 하고 220도로 팬과 함께 예열한 오븐에도 물 스프레이를 한 후 바로 넣고 23분 정도 굽는다
  (굽는 중간에 두 세번 재빨리 오븐 안에 물 스프레이를 해 주면 베이글 표면에 윤기가 난다).


100g 반죽 10개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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